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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보험, 우리 집만 보장하면 끝일까?

내 집에서 시작된 불이 다른 집으로 번졌다면 배상 문제까지 생긴다

화재보험, 우리 집만 보장하면 끝일까?

화재보험을 가입할 때 흔히 ‘우리 집에 불이 났을 때 피해를 보상받는 보험’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가 주변 세대나 다른 건물로 번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 집의 벽과 가구가 타는 것뿐만 아니라 옆집의 가재도구, 건물 내부, 시설물 등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화재의 발생 원인과 건물의 관리상태, 임대차관계 등에 따라 책임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화재보험을 살펴볼 때는 내 재산의 손해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입힌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실수로 불이 났으니 무조건 배상한다’고 단순하게 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는 화재와 관련해 별도의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이 있다.

이 법은 실화의 특수성을 고려해 실화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손해배상액을 법원이 경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이 법이 모든 화재 사고의 배상책임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법에서는 실화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경우 연소로 인한 부분의 손해배상청구에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배상의무자가 법원에 손해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실수로 발생한 화재니까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 화재 원인에 따라 책임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화재가 발생했다고 해서 모든 사고의 책임관계가 동일한 것도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는 건물이나 시설물 자체의 설치·보존상 하자로 화재가 직접 발생한 경우 민법상 공작물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화재가 발생한 뒤 다른 곳으로 연소돼 피해가 확대된 경우에도 화재의 원인과 시설물의 하자,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책임을 판단하게 된다.

결국 화재 사고에서는 단순히 ‘누구 집에서 불이 시작됐느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불이 발생했는지, 건물이나 시설에 문제가 있었는지, 피해가 어떻게 확대됐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게 된다.

■ 아파트에서는 ‘옆집 피해’가 생각보다 현실적인 문제다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은 여러 세대가 하나의 건물에 함께 거주한다.

따라서 한 세대에서 발생한 화재가 다른 세대로 번지거나 연기·열·소방 과정 등을 통해 주변 세대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피해 범위가 커지면 내 집의 손해보다 제3자에게 발생한 재산 피해에 대한 배상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실제 판례에서도 임차한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임차인의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된 사례가 있으며,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임차인의 선관주의의무와 관련한 책임 문제가 판단 대상이 된 사례가 있다.

따라서 임차인이라면 단순히 ‘내 가구가 보장되는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임차한 공간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주나 제3자에게 배상책임을 부담할 가능성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화재보험에서 ‘배상책임’ 담보를 따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

화재보험의 재산손해 보장과 배상책임 보장은 성격이 다르다.

내가 소유한 가구나 집의 손해를 보상하는 담보와, 다른 사람에게 발생시킨 손해에 대해 법률상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를 보장하는 담보는 각각 보장 목적이 다르다.

따라서 화재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옆집 피해도 당연히 보험에서 해결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입한 상품에 화재 관련 배상책임 특약이 포함돼 있는지, 보장 대상이 누구인지, 어떤 사고가 지급사유인지, 보상한도는 얼마인지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 ‘우리 집 보험’에서 ‘이웃의 피해’까지 생각해야 한다

화재는 한 세대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공동주택에서는 화재가 주변 세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화재보험을 점검할 때 재산손해와 배상책임을 분리해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화재보험 가입 전 확인할 부분

① 우리 집 건물과 가재도구의 화재손해

② 화재로 다른 사람에게 발생한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

③ 임차인이라면 임차한 건물에 대한 책임

④ 배상책임 특약의 보장 대상과 보상한도

⑤ 면책사항과 자기부담금 유무

이처럼 확인 범위를 넓히면 화재보험을 단순히 ‘집이 불탔을 때 받는 보험’으로 보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

■ 화재보험은 내 재산뿐 아니라 ‘남에게 입힌 손해’도 생각해야 한다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내 집의 피해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불이 주변으로 번지면 다른 사람의 재산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고, 이때는 손해배상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실화책임법은 중대한 과실이 없는 실화의 경우에도 배상책임 자체를 일률적으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요건 아래 법원에 손해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화재보험을 점검할 때는 ‘내 집이 얼마나 보장되는가’와 함께 ‘불이 다른 곳으로 번졌을 때 어떤 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가’까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거주자, 임차인이라면 자신의 주거 형태에 맞는 배상책임 보장이 구성돼 있는지 약관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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